盧-15대그룹총수 회동 “재계 경제진단 핵심 비켜가”

  • 입력 2004년 5월 25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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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기업 활동에 제약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 완화 문제에 대해 “풀어야 할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 나가겠다”며 “필요하면 범정부 기구를 만들거나 규제개혁위원회 산하 기획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15개 대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 등 18명을 초청해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대기업 대표와의 대화’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뒤 “유지해야 할 규제는 (그대로 두되) 극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규제를 풀더라도 수도권 난개발을 막고 환경보호도 이룩하는 등 조화롭게 하겠다”면서 “원칙을 지키되 개별적으로 꼭 필요한 것은 풀어서 제도적 접근과 개별적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출자총액제한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출자총액제한과 투명성, 지배구조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이는 세계적 추세이자 국민의 뜻”이라면서 “다만 한꺼번에 갑자기 하기는 곤란한 면이 있어 지난해에 마련한 시장개혁 3개년 계획에 따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별적으로 특수한 상황이 있으면 언제든지 진지하게 논의하고 재계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협의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시장개혁 추진 과정에서 재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최근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언론이나 경제단체에서 제기하는 어려움을 분석해 보면 핵심에서 비켜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다 보니 본질이 왜곡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신호(姜信浩) 회장은 “삼성 LG 등 15개 대기업의 올해 투자예상액은 46조원으로 지난해 투자 실적 34조2000억원보다 34.2% 늘어난 금액”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 같은 투자계획은 15개 대기업의 연초 대비 투자계획(31조6000억원)에 비해 45.6%(14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6월부터 기업들이 차질 없이 투자를 집행한다면 올해 본격적인 투자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崔泰源) SK 회장 등 15개 대기업 총수와 강신호 전경련 회장,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장 등 경제단체장 3명이 참석했다.

정부측에서는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장관, 김대환(金大煥) 노동부 장관,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노무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1월 19일 이후 4개월여만인 25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이날 회동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적 합의를 모아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룹 총수들은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노 대통령.-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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