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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0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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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 일본 총리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납치 문제를 매듭짓고 수교회담을 재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 내 강경 여론은 회담 후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여 계획은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
2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내 대북 강경파는 피랍자 5명의 북한 잔류가족 8명이 송환돼도 ‘납치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사망 또는 납치 사실이 없다고 밝힌 10명에 대한 진상조사, 피랍 의혹이 짙은 일본인 100여명에 대한 확인 조사도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잔류 가능성=고이즈미 총리가 정상회담 후 잔류가족 8명을 전용기에 태우고 일본에 돌아온다는 계획은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 피랍자 소가 히토미(44)의 남편인 주한미군 탈영병 출신의 찰스 젠킨스(64)가 북한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 미국은 그가 일본으로 오더라도 군사재판에 회부하지 말아달라는 일본측 요청에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젠킨스씨의 두 딸도 북한 잔류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잔류가족 8명 가운데 5명만 일본에 오는 어정쩡한 모양이 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미국과 젠킨스씨 문제를 계속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강경파는 2002년 9월 정상회담 때 북한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고 밝힌 10명에 대한 진짜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랍 의혹이 짙은 또 다른 100여명에 대해 양측이 공동 조사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2년 북한이 납치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미 사망했다고 밝힌 8명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혹을 갖고 있다. 납치 관련 의혹은 가족 송환과 별개로 재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내 대북 강경론자들의 견해다.
▽기대감=김 위원장은 지난달 19∼21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고이즈미 총리의 재방북 계획을 밝히고 방북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측이 재방북 계획을 언제 북한에 전달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북한은 한 달 전부터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대비해 준비를 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고이즈미 총리 방북 때 납치 문제에 대해 모종의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북한측 피랍일본인 정보의 의문점 | 이름(나이) | 납치 경위 | 북측 설명 | 의문점 |
| 이치가와 슈이치(23),마스모토 루미코(24) | 78년 가고시마현 바닷가 | 79년 4월 결혼. 79년 9월 이치가와해수욕장서 사망. 81년 8월 마스모토 사망 | ‘결혼등록신청서’에 이치가와 생년월일 엉터리 기재 |
| 이시오카 도오루(22) | 80년 스페인 | 85년 일본인 여성과 결혼. 일가족 연탄가스 중독사 | 사망확인서에 부부 생일을 같은 날로 기재 |
| 요코다 메구미(13) | 77년 니가타시 | 93년 병원에서 자살 | 95년 “김정일 자녀 일본어 가정교사” 목격설 |
| 마쓰모토 가오루(26) | 80년 스페인 | 96년 교통사고사 | 보내온 유골은 고령의 여성 것으로 판명됨 |
| 소가 미영(46) | 78년 니가타현 사도섬 | 전혀 모름 | 딸 소가 히토미(생존)와 같이 납치됐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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