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성장우선” 대통령과 교감 있었나

  • 입력 2004년 5월 20일 18시 28분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최근 잇달아 ‘소신 발언’을 내놓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는 출자총액규제나 비정규직 문제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평소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밝히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대(對)국민 담화를 통해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시사한 바로 다음날인 16일에도 ‘성장 우선론’을 강조했다.

이 부총리의 연이은 ‘소신 발언’에 대해서는 두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로 ‘대통령과의 교감(交感)설’과 ‘승부수설’.

‘대통령 교감설’은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이란 정책기조에 노 대통령도 동의하고 있다는 ‘감(感)’을 잡았기 때문에 자신있게 소신을 말하고 있다는 것.

재경부 고위당국자는 “부총리가 대통령을 몇 차례 만나고 온 뒤 ‘경제를 보는 전반적인 시각이 나와 같더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부총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판결을 하루 앞둔 13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선장(경제부총리)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승부수설’도 흘러나온다.

경제정책 주도권을 놓고 이른바 ‘개혁파’와 미묘한 노선갈등이 있는 가운데 소신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 요즘 재경부 주변에서는 이 부총리가 경제정책의 방향이 잘못 갈 경우의 후유증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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