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실 “니혼TV, 訪北 취재서 빠져!”

  • 입력 2004년 5월 19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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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실이 보도내용을 문제 삼아 니혼TV 방송의 방북 동행 취재를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총리실은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 해결을 전제로 북한에 쌀 25만t을 지원키로 하고 최종 조정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16일 니혼TV가 보도한 것을 문제 삼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 수행 취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니혼TV는 이지마 이사오 총리 비서관이 쌀 지원계획을 보도한 당일 “방북을 방해하기 위해 보도했느냐”며 “취소하지 않으면 동행 취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전화했다고 밝혔다.

니혼TV는 또 이지마 비서관이 “취재원을 밝히면 동행 취재를 허용하겠다”며 취재원을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니혼TV가 이를 거부하자 “니혼TV 대신 잡지사를 넣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외무성에도 니혼TV를 동행 기자단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관저 보도실은 니혼TV 주장에 대해 18일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방에 대해 일본 각계에서는 ‘독재적 권력행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카노(岡野) 전 메이지(明治)대 총장은 “고이즈미 정권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정적인 면을 없애기 위해 승부를 거는 긴장감에서 비롯된 대응이겠지만 장기정권의 자만이 불거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파문이 일자 정부 대변인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다소의 오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책임지고 선처할 생각”이라며 동행 취재 거부를 철회시킬 방침임을 시사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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