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辛-千체제]‘개혁 투톱’ 계파간 갈등조율 숙제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59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가운데)이 1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의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의장을 승계한 신기남 상임중앙위원과 포옹하고 있다.-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가운데)이 17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의장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의장을 승계한 신기남 상임중앙위원과 포옹하고 있다.-김경제기자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17일 의장직을 공식 사퇴함에 따라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이 의장직을 자동 승계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신 의장-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로 일단 재출범하게 됐다.

신 의장과 천 대표는 ‘천-신-정’ 3인방 중에서도 ‘실용적 개혁론’을 주장해 왔던 정 전 의장과 달리 ‘개혁선도론’을 주창해 왔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과반 여당의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참여정부 집권 2기의 1년 안에 언론개혁과 사법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같은 목소리를 내 왔다. 신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생 안정과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민생 안정을 위해 개혁을 하는 것이다. 강철 같은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보다 선명한 개혁을 주창해 온 이들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지도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 의장이 당내 여러 계파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데 묶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헌에 따라 신 의장 체제가 들어섰지만 여러 변수가 있다. 6·5 재·보선 결과도 지켜봐야 하고 야당과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봐야 한다. 신 의장 체제는 상당히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또 이날 사의를 표명한 박영선(朴映宣) 대변인 후임에 임종석(任鍾晳) 의원과 김현미(金賢美) 당선자가 내정됐다가 대변인 제도 폐지 문제로 논란을 빚어 보류되는 등 혼선이 일기도 했다.

신 의장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취임인사를 통해 “지금은 당의 체질을 정비하고 당을 새롭게 건설할 때이며, 여론을 봐가며 체제정비를 충실히 이행하는 당 의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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