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美 “盧에 축하… 이라크 파병 협력 기대”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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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제3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이 탄핵 기각 소식을 긴급 보도한 CNN을 시청하고 있다.-제주=연합
14일 제3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이 탄핵 기각 소식을 긴급 보도한 CNN을 시청하고 있다.-제주=연합
외국 정부와 주요 외신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탄핵 기각 결정이 정치 안정과 동맹관계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되었으므로 정국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예상했다.

▽외국 정부, 전문가 반응=미국 국무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과거에 한국과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관계를 누려 왔으며 앞으로 협력을 심화시키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라크의 안정과 발전에 대해 우리가 공유한 이익 및 6자회담 등을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관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노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축하한다”며 “한국이 정치 안정과 경제 발전을 지속하기를 희망하고 양국의 전면적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이제는 한국 여야가 차분히 진정하고 노 대통령은 법을 존중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노 정권을 더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일본 시즈오카(靜岡) 현립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된 후 대통령이 복귀해 입법부와 행정부의 관계 설정과 역할에 따라 정국에 큰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라크 파병과 북한 핵문제 등을 예단하기 힘든 혼돈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신 반응=CNN은 이날 헌재의 결정을 생방송하면서 전문가 대담을 함께 내보냈다. CNN은 오전 10시반경 탄핵 기각이 결정되자 긴급뉴스(Breaking News)로 이를 전했다.

중국 CCTV도 오전 9시45분부터 한 시간 동안 헌재 결정을 전문가 대담을 곁들여 생중계했다.

로이터통신은 “노 대통령이 더욱 강화된 권력을 갖고 돌아왔다”며 “고용 창출과 경제 회생, 외국인투자자의 불안감 해소 등이 선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탄핵 기각 결정에는 4·15총선 결과로 나타난 국민의 견해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블룸버그는 “금융시장은 이런 결정을 예상해 왔고 앞으로 한국 정치 환경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포스트는 “노 대통령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을 멀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국인 특히 젊은층이 지지하는 대북관계 향상을 이뤄야 하는 어려운 균형 잡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는 “노 대통령은 개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많은 한국인들은 노 대통령이 국회와 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열린우리당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노 정권이 야당과의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헌재는 탄핵을 인정하면 혼란이 일어난다는 예상 속에서 질서 안정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제2의 노 정권은 보수와 혁신의 대립을 해결해 화해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청와대 관계자는 본격 정권의 단서를 잡았다고 말했지만 이후 노 대통령의 언동은 국민의 엄한 시선 앞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외신 종합 연합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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