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열린우리 “사필귀정” 한나라 “결과 존중”

  • 입력 2004년 5월 14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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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린 직후 열린우리당사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날 정동영 의장(가운데)이 한 여성당직자와, 천정배 원내대표(오른쪽)가 김원기 최고상임고문과 각각 악수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김경제기자
1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린 직후 열린우리당사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날 정동영 의장(가운데)이 한 여성당직자와, 천정배 원내대표(오른쪽)가 김원기 최고상임고문과 각각 악수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김경제기자
14일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탄핵을 주도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TV를 통해 선고 과정을 지켜보던 정동영(鄭東泳)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윤영철(尹永哲) 헌재소장이 기각 결정을 밝히는 순간 일제히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정 의장은 기자실로 올라와 “3·12 의회쿠데타로 국민주권이 유린됐으나 헌재의 결정으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야3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의 입당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재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및 헌법수호 의무 위반 등을 조목조목 지적할 때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운데)가 14일 국회에서 당 운영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관해 당의 입장을 밝히는 발표문을 놓고 당직자들과 자구 수정을 논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헌재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서영수기자

당 지도부와 함께 TV를 보던 염동연(廉東淵) 당선자는 좌우에 앉은 김희선(金希宣) 이미경(李美卿) 의원의 손을 꼭 잡고 판결 내용을 듣다가 기각 결정이 내려진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은 헌재의 지적에 대해 “적절한 지적이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애초부터 탄핵 사유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사과의 수위를 결정하는 데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성명서 초안은 당3역과 박세일(朴世逸) 전 공동선대위원장, 이한구(李漢久) 의원 등이 만들었으나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운영위원회의에서는 “굳이 사과할 필요가 있느냐”는 소수의 강경론과 “처절하게 반성한 뒤 깨끗이 털고 가자”는 온건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한선교(韓善敎) 대변인은 성명서 발표 직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지만 탄핵소추안 의결 절차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대통령 탄핵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불행한 일이었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이제 서로 힘을 모아 국민과 민족, 민생을 위해 화합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는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며 “그러나 헌재가 적법절차를 거친 탄핵이었다고 밝혔는데도 열린우리당이 ‘의회쿠데타’ 운운하는 것은 무식의 소치”라고 비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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