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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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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鄭東泳) 의장이 총선 전부터 “과반수를 얻으면 노 대통령의 진정한 임기가 시작된다”고 밝힌 만큼 한나라당이 1당이었던 16대 국회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마련하기 위해 ‘의회권력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각 언론사의 출입기자단도 이전보다 2, 3명씩 늘어나 열린우리당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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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중심이 된 국회개혁추진단을 비롯해 새정치실천기구 등 인수위의 ‘정무분과’에 해당하는 조직은 발족을 위한 준비작업을 총선 직후 마쳤다. 분야별 정책을 거중조정하는 정책위원회는 인수위 당시 기획·조정분과 역할도 겸하고 있다. 정책위가 마련 중인 정책과는 별개로 ‘헌법 기관’인 의원들이 17대 개원에 맞춰 준비 중인 입법안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것이다.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상임위별로 16대 국회에서 추진하지 못했던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원들이 많다”면서도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호흡 조절’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내 분위기도 빠르게 ‘행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판세 등을 점검했던 당선자와 당직자들은 총선 직후 당내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당(黨)-청(靑) 관계의 가닥이 잡히지 않는 등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당 지도부가 총선 직후 “말과 행동은 물론 생각까지 주의하라”며 사실상 보안에 유념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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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위 당직자는 “인수위 초기, 인수위원의 개인적 생각이 일부 언론을 통해 인수위의 최종 결정으로 오해된 전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은 2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열리는 ‘여당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당선자 워크숍을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원도의 한 격리된 장소에서 치르기로 했다고 김부겸(金富謙) 원내부대표가 전했다.
이와 함께 당사 주변에 열린우리당과 별 상관없는 인사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도 인수위 시절과 비슷하다.
한 연예인은 총선 직후 정 의장이 주재하는 선대위 회의석상에 나타나 취재기자들을 밀치고 회의 내용을 경청하다가 당직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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