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當落 경계선 후보들 ‘피말린 밤’

  • 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50분


1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각 방송사 보도진이 투개표 방송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
1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각 방송사 보도진이 투개표 방송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연합
사상 처음으로 ‘1인2표제’ 정당명부식 투표 방식으로 비례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각 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56명을 선출하는 비례대표 후보로 14개 정당에서 모두 190명이 등록했지만 정당 지지율 3%를 넘지 못하거나, 지역구 의석 5석을 확보하지 못한 군소 정당들은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열린우리당=당초 전체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을 기대했으나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노인폄훼 발언’과 잇따른 악재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24, 25번 정도로 목표를 낮춰 잡았다.

당 비례대표 선정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1번에 배치된 장향숙(張香淑) 전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는 “장애인을 위한 입법 활동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번과 4번을 받은 김명자(金明子) 전 환경부장관과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 박찬석(朴贊石) 전 경북대 총장, 조성태(趙成台) 전 국방부 장관도 무난히 당선됐다.

또 박영선(朴映宣) 대변인, 정덕구(鄭德龜) 전 산업자원부 장관, 민병두(閔丙두) 김현미(金賢美) 총선기획단 단장과 부단장, 김영주(金榮珠) 전 금융노련 부위원장 등도 초선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24번에 배치된 김재홍(金在洪) 경기대교수와 25번인 서혜석(徐惠錫) 국제변호사는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며 개표를 지켜봐야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한나라당에선 박세일(朴世逸·서울대) 공동선대위원장과 김애실(金愛實·한국외국어대) 윤건영(尹建永·연세대) 박재완(朴宰完·성균관대) 후보 등 대학교수 출신이 대거 당선됐다.

방송인 박찬숙(朴贊淑)씨와 송영선(宋永仙)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소장, 전여옥(田麗玉) 당 대변인, 이계경(李啓卿) 전 여성신문사 사장, 나경원(羅卿瑗) 변호사, 김영숙(金英淑) 서울 서래초등학교장 등도 금배지를 달게 됐다.

그러나 16, 17, 18번을 배정받았던 이군현(李君賢) 한국교총 회장과 진수희(陳壽姬) 당 여의도 연구소 연구위원, 배일도(裵一道) 전 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은 이날 밤늦게까지 긴장을 풀지 못했다.

민주당에선 1번을 받은 손봉숙(孫鳳淑)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과 영입 케이스로 2번을 받은 김종인(金鍾仁)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낮은 정당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금배지를 예약했다.

이승희(李承姬) 대변인은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이 당초 발표했던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는 빠져 있었으나 조순형(趙舜衡) 대표 등 당권파의 막판 뒤집기로 3번을 받아 당선의 영예를 누렸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도 4번으로 가까스로 당선권에 들었다.

▽민주노동당과 자민련=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노동계의 ‘대부’로 잘 알려진 단병호(段炳浩) 후보가 국회에 진출했으며, 비례대표 1번인 심상정 전 금속노조 사무처장도 당선됐다.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이영순 후보와 천영세(千永世) 당 부대표, 강기갑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도 당선됐다. 1979년 YH 여성노동자 농성사건 때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최순영 당 부대표도 원내에 진출했다. 그러나 각종 TV토론에서 촌철살인의 화법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노회찬(魯會燦·8번) 사무총장은 마지막까지 개표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이 밖에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1번으로 내세운 자민련은 정당 득표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 전체가 실의에 빠진 모습이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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