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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5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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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이 상대당 지도부를 겨냥한 폭로 공세를 펼치기 시작한 데다 경기 경북지역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등을 비난하는 흑색 유인물까지 대량 살포돼 혼탁조짐이 보이고 있다.
▽흑색선전물=열린우리당 대구시지부는 최근 경북 영주지역에 ‘빨갱이 사위(노무현)가 대한민국에서 뭘 하려 했는가’라는 제목의 흑색선전 유인물(A4용지)이 뿌려지고 있다며 이 유인물 사본을 공개했다. ‘한국 수호단’ ‘멸공산악회’ 등의 명의로 된 유인물에는 권양숙 여사 아버지의 6·25전쟁 때 인민위원장 경력과 현 정권 주요 인물의 운동권 경력을 소개하는 내용 등이 실려 있다.
4일에는 경기 고양시 원당 주공아파트와 호수공원 일대에 같은 내용의 불법유인물이 대량 배포돼 선관위가 403장을 수거해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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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폭로 시리즈=박준영(朴晙瑩)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열린우리당 창당 및 총선자금과 관련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관계자가 검은돈 수백억원을 조성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폭로했다.
박 본부장은 “노 대통령이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U병원과 A창투가 검은돈 조성에 관련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도 “소스(출처)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 노 대통령의 장남 건호(建昊)씨의 여의도 50평형 아파트 입주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장전형(張全亨) 선대위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장남이 2001년 미국 브룩스스쿨이라는 명문 사립학교로 호화유학을 떠났다”며 정 의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 학교는 1년 학비만 6000만원이 넘고,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7000만∼8000만원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세비 외에 수입이 없는 정 의장이 세비보다 2배나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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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포문을 열었다.
양선묵(梁善默) 선대위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박세일(朴世逸) 선대위원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서울 반포동 상가 1채, 대현동 빌딩 1채, 충남 홍성군 임야 3만평도 효도용이냐, ‘부동산 수집가’로 볼 수밖에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의 박정희 공격=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이날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한나라당’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공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요즘 박 대표의 행보를 보면 ‘박정희(朴正熙) 향수’를 이용해 특정지역의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며 “박 대표는 이제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대표로서 위상에 맞게 독립된 정신으로 행동하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표에게 ‘실미도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정 의장측은 민주당의 ‘호화유학’ 공세에 대해 “올해 초 이런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에 제소해 정정보도가 나간 바 있다. 브룩스스쿨은 미국의 보통수준의 사립학교로 1년 학비와 기숙사비를 합쳐 3600만∼3700만원 정도였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노풍(老風) 활용=한나라당은 정 의장의 노인폄훼 발언에 대해 박 대표가 ‘시비 자제’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차원에서는 이를 전세 역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특히 지역구 후보들도 정 의장의 실언 이후 지역 내 경로당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니며 ‘노심(老心)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을 걸어 박 대표를 공격한 열린우리당 김 원내대표에 대해 “신사답게 행동하라”고 점잖게 얘기하면서도 논평 중간에 “세 명의 친형이 월북한 김 의원”이라고 지칭하며 역공을 가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일체의 정치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박 대표의 선언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면서도 “노 대통령은 장인이 남로당원으로서 양민학살에 가담했다는 이야기가 불거지자 ‘그러면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고 감성적으로 호소했다”는 대목을 끼워 넣었다.
한편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은 “우리당이 여론조사를 하는 것처럼 전화를 걸어 60대 이상 노인을 자극한 뒤 전화를 끊는 비열한 수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터무니없는 공세”라고 반박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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