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산상봉 행사 일방 취소…3일 일정 불투명

  • 입력 2004년 4월 3일 01시 16분


2일로 예정됐던 제9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 중 일부가 남측 관계자의 발언을 문제삼은 북측의 사과 요구로 무산됐다.

이산가족 행사의 공식 일정 일부가 무산된 것은 2000년 8월 15일 1차 상봉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3일 오전으로 예정된 작별상봉 행사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날 오찬을 함께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후 3시반부터 삼일포 관광 상봉을 할 예정이었으나 북측 가족들의 갑작스러운 불참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일정 취소는 양측 행사요원들이 김정숙휴양소에서 오찬을 하던 중 남측 관계자가 금강산 치마바위에 새겨진 ‘천출명장 김정일’이라는 문구를 들먹이며 농담을 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즉시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이후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남측은 2차례의 연락관 접촉을 통해 “문제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는 있으나 행사 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행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북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남측 이산가족들은 삼일포행 출발을 기다리며 온정각휴게소 앞에 주차된 버스 등에서 2시간여 동안 대기해야 했다.

남측 행사당국은 오후 5시20분경 안내방송을 통해 “남북 접촉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남측 가족들은 온정각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7시15분경 숙소인 해금강호텔로 돌아갔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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