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근 1년 변화 지난 50년보다 빨라”

  • 입력 2004년 3월 29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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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최근 수출을 늘리고 이윤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제의 틀을 바꾸고 있으며 이는 시장개혁의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의 박봉주(朴鳳柱) 총리는 지난주 최고인민회의에서 “외국과의 무역규모를 확대하고 해외 첨단기술을 받아들여 비약적으로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와 경제협력을 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이 바뀌고 있다”며 “각 경제주체는 수출증대 및 무역확대의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발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국제사회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에서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신문은 “수년간에 걸친 경기침체로 인해 2200만명의 주민이 만성적인 기아와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일련의 시장개혁을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주재 외교관들은 북한의 자유시장경제체제 도입 움직임이 ‘동토의 왕국’을 변화시키는 첫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최근 평양을 둘러보고 온 한 관광객은 “50년간의 변화보다 지난 1년간의 변화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개혁(reform)이라는 말은 공산주의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 박 총리의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도 개혁이라는 말 대신 ‘현대화(modernization)’라는 말이 사용됐다는 것. 경제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개혁은 해외투자와 국제적인 지원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분명한 것은 핵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국제 지원도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9월 임명된 박 총리는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한 바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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