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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5일 0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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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심야에 긴급 소집된 민주당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는 선거대책위원장직 수락을 사실상 거부한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속내를 놓고 가시 돋친 억측들이 쏟아졌다.
지도부 사퇴 카드를 던져 선대위원장 수락을 ‘간청’하다시피 했으나 추 의원이 이를 물리친 뒤 조순형 대표의 사퇴와 전면 재공천을 요구한 것은 ‘딴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한 상임중앙위원은 “침몰하는 타이태닉처럼 지지율이 바닥으로 가라앉은 당의 간곡한 요청을 끝내 외면하며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내거는 것은 결국 최대한 당을 흔들어놓고 자신의 길을 가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측은 “안타까운 일이다. 25일 중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가까운 인사들은 추 의원이 아무 당직도 맡지 않고 ‘백의종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으나 일각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날 ‘제2분당’을 막기 위해 추 의원과 접촉을 갖고 당 지도부에 추 의원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것을 건의한 김효석(金孝錫) 전갑길(全甲吉)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유일한 활로라 할 수 있는 ‘추미애 카드’의 날개를 펴게 해주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왜 탈당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 모임을 주도한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지도부의 결정과 추 의원의 무리한 요구가 모두 실망스럽다. 이 시점에서 탈당은 비겁한 행동이기 때문에 공천권 반납 외에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탄핵 철회와 사과를 요구해 온 설훈(薛勳) 정범구(鄭範九) 의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탈당 후 ‘꼬마 민주당’ 형태의 독자세력화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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