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개혁공천 못하면 선대위장 안맡아” 고집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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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타이타닉처럼 당이 바닥으로 가라앉는데도 당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하는 속내를 모르겠다.”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24일 당 중앙위원회가 추미애 의원의 단독선대위원장 추대를 결의한 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추 의원이 “개혁공천을 할 수 없다면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다”며 전화 통화조차 사절하고 있는 데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상임중앙위원회의와 ‘제2 분당’을 막아야 한다는 소장파 의원 10여명의 비상회의 결과를 전하기 위해 김영환(金榮煥) 의원과 심재권(沈載權) 대표비서실장, 그리고 추 의원과 잘 통하는 김효석(金孝錫) 의원이 접촉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당 지도부는 추 의원의 ‘개혁공천’ 요구가 단순히 앞으로 남아있는 비례대표 공천과 30여명의 미공천 지역구 후보의 공천권뿐만 아니라 이미 공천된 몇몇 호남지역 현역의원들의 ‘물갈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 의원과 가까운 한 당직자는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지 못한 채 바람을 일으키라는 주문에는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게 추 의원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에 김경재(金景梓) 상임중앙위원은 “조순형 대표를 제외한 상임중앙위원 전원 사퇴와 남은 공천권 및 선대위 인사권은 모두 내줄 수 있다. 하지만 조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선대본부장직에 탄핵 철회를 주장하는 인사를 임명하려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실제 김영환 의원은 이날 추 의원의 선대위원장직 수락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변인직과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했다. 그런데도 침묵을 지키는 추 의원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탈당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에서부터 당권 장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분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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