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프로필-문답]‘野 구원투수’로 홀로서기

  • 입력 2004년 3월 23일 2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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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딸’로 통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신임 대표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1974∼79년 퍼스트레이디 대리’라는 프로필을 볼 수 있다.

흉탄에 쓰러진 어머니 육영수(陸英修) 여사를 대신해 22세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그의 이력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력은 근대화를 이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후광이지만 부담이기도 하다. 특히 보수계층과 영남지역에서는 그가 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그는 정치판에 들어온 이후 ‘원칙’과 언행일치를 항상 강조해 온 원칙주의자였다. 1998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진출하자마자 제1야당의 부총재를 맡아 승승가도를 달려온 박 대표는 이회창(李會昌) 당시 총재측과도 당 개혁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결국 갈라섰다.

200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이라는 ‘초미니 정당’을 만들었던 그는 그러나 “당 개혁안을 받아들이겠다”며 이 후보가 손을 내밀자 대선 직전 복귀해 선대위 의장을 맡아 대선을 진두지휘했다.

박 대표는 23일 임시 전당대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보다는 실천으로 한나라당의 변화를 보이며 반드시 거듭나 총선에 임하겠다”면서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박 대표는 후보연설에서 “‘신(臣)에게는 아직도 열두 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충무공의 비장한 각오를 되새기며 이 자리에 섰다”며 ‘구원투수’로서의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일문일답 내용.

―선대위원장 임명 등 선대위 구성과 총선 전략은….

“선대위원장 등 선대위는 당의 여러분과 의논해 당의 변화된 모습에 걸맞게 진용을 짜겠다. 한나라당의 지지율 하락은 불법 대선자금 사건, 탄핵 정국 등으로 폭락한 것도 있으나 ‘한나라당은 뭘 잘했다고 탄핵을 하느냐’는 비판도 거셌다. 총선 전략은 새로 거듭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는 것이다. 비례대표 공천에서 50%를 여성에게 할당하고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과감히 영입할 것이다.”

―당사 이전 계획은 있나.

“당사를 구하고 있는데 전세를 낼 돈이 없다면 천막이라도 치겠다. 내일 저녁이라도 그 천막에 들어가겠다.”

―이번 총선에서 몇 석을 얻을 것으로 보나.

“거듭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심판을 받겠다는 게 나의 답이다.”

―비례대표 공천은 어떤 식으로 하나.

“이전의 공천심사위가 정한 여성 50% 할당, 전원 신인교체, 호남배려 원칙은 그대로 지킬 것이다.”

―총선 이후 당 개혁기구를 만들어 국가비전을 6월 전당대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6월 전대에서 재신임을 받겠다는 의미인가.

“3개월 맡은 대표다. 거듭나서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내 사명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비전을 짜겠다는 것이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박근혜대표 프로필
나이52
출생지경북 구미
학력성심고, 서강대 전자공학과
주요경력-걸스카우트봉사단 명예총재-새마을봉사단 총재,-영남학원 이사장-육영재단 이사장-근화봉사단 회장-정수장학회 이사장-15,16대 국회의원-한나라당 부총재-한국미래연합 대표
장단점-대중적이고 참신한 개혁적 이미지-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여성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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