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좌절않고 감당… 학습 기회로 삼겠다”

  • 입력 2004년 3월 13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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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전격 가결되자 청와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아침부터 일손을 놓은 채 TV로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청와대 참모들은 탄핵안이 가결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지역의 한 제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태영 대변인에게서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보고받았다. 노 대통령은 회사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의 인사말을 하던 중에 박수가 나오자 “가슴이 찡하다. 여러분이 제 사정을 아시고 각별히 격려해 주시느라 열렬히 박수를 쳐 준 것 같다”며 “제가 직무정지되는데 오늘 저녁까지는 괜찮고 결코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헬기로 오후 4시55분경 청와대에 도착해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평소처럼 해 달라. 나도 좌절하지 않고 감당하겠으며 국정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학습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고 정순균 국정홍보처장이 밝혔다.

이에 대해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평소 보좌를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고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참에 푹 쉬시는 게 낫겠다. 공연이나 영화를 관람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한편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는 경남지역 주요 여성단체장들과 가진 오찬자리에서 “여러 과오가 있었지만 정책적 잘못이 아닌 세련되지 못한 언행으로 대통령이 공격을 받았다. 성과도 보지 못했는데 탄핵안이 가결돼 흥분되고 감정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대통령수석비서관 및 보좌관들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정오부터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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