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당대회 D-9… ‘崔心’ 논란

새 대표를 선출하는 3·18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최심’(崔心·최병렬 대표의 의중)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최 대표가 자신의 향후 입지를 도모하기 위해 막후에서 특정 대표 후보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 최 대표의 ‘비례대표 복귀설’과 함께 공천심사위원회의 전국구 공천 심사설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최 대표측은 일단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굳힌 홍사덕(洪思德) 총무도 최 대표 지원설이 나돌자 최근 최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위를 밝혀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가열되자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발끈했다. 박 의원은 8일 기자들과 만나 “당이 꼴깍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욕심을 차리려는 분위기가 있다면 국민이 한나라당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최 대표 진영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박 의원은 “지난 주말에도 (재작년 복당 과정에서 자금 유용 의혹 등)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계속 들려왔다”며 “지금이 당내 권력싸움을 할 상황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흠집내기’가 당내 특정 세력이 주도하는 ‘박근혜 죽이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다고 판단될 경우 당 대표 경선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박 의원은 “하루 이틀 더 고민한 뒤 10일 후보등록 전에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경선 불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소장파 의원들은 박 의원이 경선에 불출마할 경우 전당대회의 흥행 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해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당 선관위가 여론조사로 2명을 예비선정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직접투표로 선출키로 한 대표선출 방식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

당 선관위 관계자는 “대의원 직접투표 대상을 2명이 아니라 5명으로 확대하고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진(朴振) 의원 등도 “후보 2인에 한정된 투표방식은 전국적 지명도가 낮은 후보들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보다 개방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