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중간결과]‘계속수사’ 기업들 “할말 없다” 실망

  • 입력 2004년 3월 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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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8일 기업인의 사법처리 최소화 방침을 밝히자 재계는 안도하면서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또 정경유착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등 검찰이 계속 수사대상 기업으로 밝힌 대기업들은 기업인의 불구속 수사 방침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침통해 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경제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국가경제와 대외 신인도를 고려해 불구속 수사 방침을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이번 수사로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김효성(金孝成) 부회장은 “기업이 피해자인데도 따가운 여론 등으로 편치 못했다”면서 “이번 일로 불법 정치자금이 사라지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속수사 대상 기업=삼성그룹측은 “정치자금에 대한 관행을 깨뜨리지 못하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삼성은 계속수사 대상 기업으로 분류된 데 대해 실망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관계자는 “계속수사 대상 기업에 대해서도 조속히 수사를 종결해 기업인이 본업에 매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선 후보 캠프에 돈을 건넨 사실을 부인해 온 삼성은 이날 30억원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자 침울한 분위기였다.

현대자동차측은 계속수사 대상 기업에 포함된 데 대해 침통해 하며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꺼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코멘트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지금까지 검찰수사 대상으로 전혀 언급되지 않던 동부그룹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기타 그룹=이번 발표로 수사가 종결된 LG그룹은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SK그룹도 안도하며 대선자금 악몽에서 조속히 벗어나기를 기대했다.

노 캠프에 자금을 건넨 롯데그룹도 대선자금 관련자들이 불구속 기소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한시름을 놓았다.

롯데 관계자는 “정치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응한 기업인들은 처벌 수위가 낮을 것으로 관측했다”면서 “하루 빨리 일상적인 기업 활동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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