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 대표 선출 앞두고 '崔心' 논란

  • 입력 2004년 3월 8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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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를 선출하는 3·18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이 '최심'(崔心·최병렬 대표의 의중)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최심 논란의 핵심은 최 대표가 자신의 향후 입지를 도모하기 위해 막후에서 특정 대표 후보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느냐는 것. 최 대표의 전국구 복귀설에, 최 대표가 구성한 공천심사위원회가 전국구 공천 심사까지 도맡겠다는 얘기가 나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 하다.

이에 최 대표 측은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굳힌 홍사덕(洪思德) 총무도 최 대표 지원설이 나돌자 최근 최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를 밝혀달라"고 따졌다는 후문이다.

당내 최심 논란이 가열되자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발끈했다. 박 의원은 8일 기자들과 만나 "당이 꼴깍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욕심을 차리려는 분위기가 있다면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일갈한 것도 이를 겨냥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지난 주말에도 (재작년 복당 과정에서 자금 유용 의혹 등)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계속 들려왔다"며 "지금이 권력싸움을 할 상황이냐. 이 때문에 근본적으로 회의가 든다"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흠집내기'가 당내 특정 세력이 주도하는 '박근혜 죽이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다고 판단될 경우 당 대표 경선을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하루 이틀 더 고민한 뒤 10일 후보 등록 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경선 불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소장파 의원들은 박 의원의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전당대회의 '흥행효과'가 반감될 것을 우려,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전당대회 분위기가 난기류에 휩싸이자 당 선관위는 대표 선출 방식을 재검토하는 등 흥행 불씨 살리기에 고심했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 의원이 출마하고 최종 결선에 나설 후보자가 많아야 전당대회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대의원 직접 투표 대상을 2명이 아니라 5명으로 확대하고, 투표결과와 여론조사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진(朴振) 의원 등은 "후보 2인에 한정된 투표 방식은 전국적 지명도가 낮은 후보들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보다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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