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체류 탈북여성, 국군포로 아버지 유골과 함께 입국 희망

  • 입력 2004년 2월 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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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왼쪽)와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전도사는 9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 로비에서 북한에 납치된 뒤 사망한 국군포로 백종규씨의 사진과 백씨의 딸 영숙씨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를 공개했다. 탈북한 영숙씨는 아버지의 유골을 고향인 한국에 묻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영대기자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왼쪽)와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전도사는 9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 로비에서 북한에 납치된 뒤 사망한 국군포로 백종규씨의 사진과 백씨의 딸 영숙씨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를 공개했다. 탈북한 영숙씨는 아버지의 유골을 고향인 한국에 묻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영대기자
납북된 국군포로가 북한에서 낳은 딸이 사망한 부친의 유골을 갖고 탈북해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9일 외교통상부 청사 로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군포로 백종규씨(1999년 사망 당시 69세)의 딸 영숙씨(48)가 중국 옌지(延吉)에 머물며 아버지의 유골을 고향에 묻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백씨는 2001년 4월 가족과 함께 탈북했으나 남편이 “다시 돌아가자”며 아내를 중국 공안에 신고하는 바람에 체포됐다. 구사일생으로 중국 공안에게서 탈출한 백씨는 2002년 3월 함북 온성군으로 되돌아가 아버지 묘소에서 유골을 수습했다. “내가 죽으면 너희라도 고향(경북 청도)에 가 보라”라고 한 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다.

백씨는 곧바로 2차 탈북을 시도했지만 중국 공안에 붙잡혀 재북송됐다. 그러나 백씨는 지난해 4월 3차 탈북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중국인들에게 인신매매돼 허베이(河北)성으로 끌려갔지만 탈출해 지난해 말부터 한국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게 됐다.

백씨는 6·25전쟁 당시 5사단 소속이었던 아버지의 군번이 1504895번이라고 공개했다. 9일 국립현충원에 따르면 전사처리된 국군포로 백종규는 3명이며 이 중 주소지가 경남 김해인 1명의 군번이 백씨가 공개한 것과 일치했다.

정부는 “백씨가 귀국하게 되면 유골과 남쪽 가족들의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국군포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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