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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5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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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5일 “이 전 장관에게 간곡히 요청했으나 본인이 ‘나의 시대는 갔다’면서 고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씨가 ‘개인적으로 하는 일(사모펀드 모집)도 있고, 지금은 후배들이 다 하고 있는데 옛날 사람인 내가 다시 현직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청와대가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김 부총리의 경우 고시 기수가 13회로 너무 낮아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강한 추진력에다 금융사정에 밝은 이씨가 경제수장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는 “김 부총리와 박봉흠(朴奉欽) 대통령정책실장이 모두 행시 13회인데 한참 선배인 내가 다시 나서면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는 격’이다”며 “이미 새 정부의 로드맵이 대부분 확정된 상태에서 내가 기여할 게 더 있겠느냐”면서 입각 제의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씨의 정책노선이 청와대의 철학과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안에서는 이씨를 기용할 경우 엘리트 금융관료 위주의 ‘이헌재 사단’이 경제부처에서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편 이씨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까지 나서 “경제부총리를 맡아 달라”고 당부하자 언론과의 접촉을 끊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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