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길 소렌슨 “의약품 없어 죽어가는 北주민 도와야”

  • 입력 2004년 1월 29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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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 덕분에 북한 주민의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의료기관에 약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29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남북 보건의료분야 교류 및 협력 증진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북한 주재 아이길 소렌슨 대표(56·의사·사진)는 북한의 보건문제에 대한 남한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소렌슨 대표는 “2001년 30만명을 넘던 북한의 말라리아환자가 지난해 4만여명으로 줄었고 결핵에 대한 통제도 가능해졌다”면서 “대규모 조사 결과 어린이들의 영양상태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은 전기와 식수 부족으로 운영시간이 제한돼 응급 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요즘 같은 혹한에도 난방이 안 돼 외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

그는 WHO가 2년 동안 320만달러를 지원했지만 지원 규모를 적어도 2배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살릴 수 있지만 열악한 의료시설 때문에 숨지는 환자를 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보건 체계를 갖추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아직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조류독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렌슨 대표는 1999, 2000년 WHO 응급구호를 위한 조정관으로 북한에 파견됐으며 2001년부터 WHO 북한 주재 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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