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불출마 vs 나는 꼭 출마…엇갈리는 중진들 행보

  • 입력 2004년 1월 9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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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을 중심으로 중진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행렬이 9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반면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일부 중진들은 지역구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날 한나라당에선 4선의 유흥수(柳興洙·부산 수영) 의원에 이어 정문화(鄭文和·재선·부산 서) 현승일(玄勝一·대구 남)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부산 지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 정치구현에 밑거름이 되고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고, 정 의원도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좌절과 회의가 더 컸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항암치료 중인 부인을 간호하고 있는 현 의원은 이날 기자실에 편지를 보내 “통폐합될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서로 공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불출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때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검토했던 이주영(李柱榮·경남 창원을) 의원은 총선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

영화배우 출신인 신영균(申榮均·전국구 재선) 의원도 이날 정계은퇴를 밝혔다.

민주당에선 김운용(金雲龍·전국구) 의원이, 열린우리당에선 설송웅(설松雄·서울 용산) 의원이 이날 각각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의원은 전국구를 포함해 한나라당 17명, 민주당 2명, 열린우리당 1명이 됐다.

한나라당에선 전국구인 강창성(姜昌成) 서정화(徐廷和) 의원과 일부 지역구 의원의 후속 불출마 선언이 예상되며 민주당 C, L 의원과 와병 중인 열린우리당 이원성(李源性) 의원도 불출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진들은 지역구 출마 의지를 다지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재선의 김용갑(金容甲·68) 의원은 “지금 그만두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보수 진영에서 비겁하게 숨지 말라고 나를 압박하고 있다”며 ‘보수세력 대변론’을 폈다. 3선의 나오연(羅午淵·72) 의원도 “체력은 50대 못지않다”며 세제(稅制)전문가로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5선의 김진재(金鎭載·부산 금정) 강창희(姜昌熙·대전 중구) 현경대(玄敬大·제주시) 의원도 지역구 수성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 고령 및 다선 지역구 의원들의 17대 총선 출마에 대한 변(辯)
이름출마의 변
김기배(68·4선)무조건 출마한다.
이해구(67·4선)균형잡힌 상태에서 발전하는 나라 만들기 위해 공천서류를 낸다.
김일윤(66·4선)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개혁에 앞장서겠다.
신경식(66·4선)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지역구 사명과 충청권 발전 위해 유종의 미(美)를 거두겠다.
하순봉(63·4선)국회의원이 선거에 출마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지 무슨 출마의 변이 있겠나.
나오연(72·3선)전문적인 식견과 정책에 따른 내 소신대로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강인섭(68·재선)나이 때문에 그만둘 생각은 없다. 나이와 경륜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안목이 필요하다.
김용갑(68·재선)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내가 그만두면 김정일을 도와주는 것이다.
박상규(68·재선)반드시 출마한다.
박종근(67·재선)국회 내 경제전문가가 많지 않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윤한도(67·재선)농촌경제 다시 살리기 위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재도전한다.
김만제(70·초선)자신있으니까 출마한다.
민봉기(68·초선)정치판을 새롭게 짜는 데 일조하기 위해 재도전한다.
강신성일(67·초선)반드시 재선해 당의 몫을 지키겠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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