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心 부담 되지만 표결처리 가닥…정치권 분위기

  • 입력 2004년 1월 7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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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8일 본회의에서도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16대 국회가 막판까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을 우려, 예상되는 농민들의 시위에도 불구하고 표결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준안통과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여전히 농촌 표심(票心)에 대한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표결 처리로 방향을 잡았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7일 “무역을 통해 성장한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148개국이 체결한 FTA 체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밝히고 “비준안을 반대하는 것은 일종의 쇄국이며, 농민들이 국회가 마련한 보상책을 수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으나 8일 본회의 직전에 의원총회를 통해 비준안 통과에 대한 찬반 의견을 한번 더 듣기로 했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농민들의 반대로 FTA를 처리하지 못할 경우 이번 임시국회를 넘기게 된다”며 “8일 의총에서 농촌 출신 의원들의 생각을 다시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더 이상 FTA 비준안 처리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농민들의 반대가 많지만 FTA 처리를 늦출 경우 우리나라는 외교 무대에서 ‘국제 미아’가 될 수 있다”며 “경제 문제만큼은 초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 출신 의원이 대부분인 자민련은 아직 반대 분위기가 강하지만 8일 표결 처리할 경우 자유 투표에 맡기기로 했다.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FTA 조기 처리를 요구하는 정부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워낙 소속 의원들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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