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공직사회는 언론에 포위된 조직" 발언 파문

  • 입력 2004년 1월 4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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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공직사회는 언론에 포위된 조직"이라며 "올해는 (언론의) 장벽을 뛰어넘는 해"로 규정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3일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장차관급 워크숍에서 "(언론이) 우리가 혁파하고자 하는 낡은 고정관념을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내 나의 주변을 포위해 들어온다"면서 "그래서 공직사회는 경우에 따라서는 포위된 조직이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 포위선에 의해 국민과 분리돼 있다"면서 "올해는 이 장벽을 뛰어넘는 해로 설정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의제설정에 매체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해도 (매체가) 비춰주지 않으면 스스로 발광(發光)해야 한다"면서 "전 공무원이 홍보요원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별로 문제가 없는 것을 아주 문제가 있는 것처럼 덧칠하고 색깔을 입혀 전달하면 아주 나쁘게 전달된다"며 "우리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비판만 받아 노엽고 힘 빠진 경우가 한두번이 아닐 것"이라며 언론을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 비서관들이 모여 앉아 신문을 읽고 사실이 아닌 것을 놓고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우려하고 `이것은 고쳐야 할 텐데'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는 쉽게 함락되진 않지만 포위돼 있다"면서 "그 포위선에 의해 국민들과 분리돼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자신있게 일할 수도, 국민들의 협력을 얻을 수도,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국민과 공무원이 중간에 있는 미디어의 차단이나 왜곡을 넘어서 극복하고 어떻게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언론의 공직사회 포위론' 주요 내용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그 결과에 대해 비판만 받아서 노엽고 힘 빠진 경우가 한두번이 아닐 것이다. 고속철도의 경우 울산 오송이 아주 중요한 곳인데, 그 지역에 열차를 세운다고 난데없이 몰매를 맞았다.

-심사숙고한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했는데,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억울하게 승복할 수 없는 시비를 당하고,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우리 장관들로부터 그런 조언을 듣고 청와대 수석들한테서 그런 비판을 들을 때는 정말 난감하다.

-청와대 비서관들이 모여 앉아 신문 읽고 사실이 아닌 것을 놓고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우려하고 이것 고쳐야 할 텐데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는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공직사회가 일을 잘 하고도 신용을 잃기가 그 얼마만이냐. 이를 극복해야 한다. 국민과 공무원이 중간에 있는 미디어의 차단이나 왜곡을 넘어서 극복하고 어떻게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 우선 공무원 커뮤니케이션 광장이 마련돼야 한다.

-작년 초 내가 언론과 정부의 관계를 합리적, 정상적인 관계로 가자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했지만, 공무원 상대 설문 토론 결과 좋아지지 않았느냐. 요즘 정부 관련 오보 숫자는 하루에 2-3개로, 옛날에는 10배쯤 됐을 것이다. 저녁 8시30분, 9시에 고위공직자들이 기사 고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일은 없어졌다.

-전 공무원이 홍보요원화 해야 된다. 자기가 한 일이 왜곡되게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공직자들의 사명감, 자부심이 있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전달하고 글 쓰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나가야 한다.

디지털뉴스팀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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