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공천심사위원 거절 황석영 “작가는 정치와 거리둬야”

입력 2003-12-29 18:59수정 2009-09-2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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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씨
“정치에는 여와 야가 있지만 문학에는 없습니다. 작가는 현실정치와 분명히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입니다.”

23일 열린우리당이 발표한 ‘공직후보 자격심사위원회’의 원외인사 10명 명단에 포함됐던 작가 황석영씨(60·사진)는 29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나는 공천에 참여하지 않겠다. 그 뜻을 23일 소집된 자격심사위 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김근태 이부영씨 등이 상의하지 않고 내 이름을 명단에 올린 모양입니다. 전화로 메시지를 남겨놓았던데…. 절대 참여의사를 밝힌 일 없습니다. 응대하지 않았고 안 나갔을 뿐이에요.”

그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에 참여키로 한 이문열씨를 만류하기 위해 전화까지 걸었다고 전했다.

“이문열씨 입장이 이해는 됐어요. 자기와 같은 이념을 갖고 있는 정당이 밀실정치를 벗어나 환골탈태하겠다는 말에 관심을 갖고 있더군요.”

그는 “정치의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권 외부의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혹 정치권의 건전성을 담보하기는커녕 제 역할도 못하고 현실정치권의 들러리가 될까 염려됐다”며 “그런 염려는 이씨도 나와 같았다”고 말했다.

“작가는 글을 통해 현실적 발언도 하고 사회참여도 하는 거니까…. 글이나 열심히 쓰죠, 뭐.”

황씨는 내년 3월 2년 예정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방문연구원으로 떠날 계획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한나라 공천심사위원 수락 이문열 “보수야당 바로 세워야죠” ▽

이문열씨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 번 털어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9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사위원으로 내정된 소설가 이문열씨(55·사진)는 공천심사 참여 결정이 ‘소신’임을 강조했다.

이씨는 “23일 최병렬 대표의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그러다가 주변사람들과 상의한 끝에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나는 보수 우익입니다. 한나라당이 우리나라 보수를 떠맡고 있는데, 잘 못하고 있어요. 지금같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면 위기입니다. 그렇게 되면 보수가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제 역할을 못하지요.”

이씨는 특히 이번 공천 작업이 ‘중요한 고비’라며 “이 일을 잘 하면 보수가 바로 서고,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천심사 이후의 거취에 대해서는 “선거를 앞두고 한정된 사안에 대해 보수 정당의 정책결정과 인적 쇄신에 참여하는 것일 뿐 작가로서 간판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후 당에서 어떤 일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씨는 29일 오전 문단 선배인 황석영씨에게서 “나도 안할테니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만류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황 선배가 참여하든 안 하든 그 결정을 이해합니다. 어쨌든 그건 황 선배 몫이고…”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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