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특별회견]盧 “10분의1 발언 반드시 책임지겠다”

입력 2003-12-16 19:00수정 2009-09-2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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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을 TV로 지켜보고 있다. -김미옥기자
1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은 참모진이 사전에 예고했던 대로 새롭고 충격적인 제안은 없었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와 관련해 성역 없이 조사를 받겠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결코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검찰 조사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수사 완료 후 어떤 식으로든 재신임을 받을 것이고 △‘10분의 1 정계은퇴’ 약속은 지키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날 회견의 주 목적은 14일의 ‘10분의 1 정계은퇴’ 발언의 취지가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엄청난 규모의 불법자금을 조성한 일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려는 데 있었다.

실제 노 대통령은 회견에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강한 쐐기가 필요했고 10분의 1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폭탄선언’이나 ‘승부수’를 던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 말에 결과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며 ‘정계은퇴’ 발언을 공식적인 약속으로 못박았다.

따라서 재신임이 됐든 정계은퇴가 됐든 노 대통령으로서는 대통령직을 건 배수진을 보다 확실하게 친 셈이 됐다. 또한 대선자금 수사 국면은 검찰 수사가 끝난 뒤에도 ‘대선자금 특검 수사→재신임 또는 정계은퇴’라는 수순으로 이어지면서 장기화될 공산이 커졌다.

동시에 정치권의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을 제안하면서 총선 이후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사면과 같은 ‘대화합조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회견에서 “선거자금의 입구(모금과정)뿐만 아니라 출구(사용처)부분도 조사하면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만일 검찰이 대선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나설 경우 선거자금의 개인적인 유용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어 대선을 전후해 재산이 불어난 정치인들이 긴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세 번째 사과를 했다. 5월 28일 주변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해, 10월 10일 최도술(崔導術) 전 총무비서관의 비리에 대한 사과에 이은 것이다.

이날 노 대통령은 평소 하고 싶은 말을 가감 없이 쏟아내던 이전의 회견 때와 달리 목소리가 다소 떨리는 등 상당히 긴장한 모습까지 보였다.

노 대통령은 연말 개각과 관련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장관과 내년 총선 출마 희망자에 한해 소폭으로 할 것이며 자진 사퇴에 이은 교체 방식으로 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열린우리당 입당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은 정치인이다. 언제든 정당에 입당해서 당당하게 선거운동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내년 총선 직전에 가서는 입당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기자들에게서 6개의 질문을 받았는데 사회를 본 이병완(李炳浣) 홍보수석비서관은 방송사 기자에게만 4개의 질문권을 줘 편파 운영이라는 지적을 샀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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