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행자부 '재산세 인상' 충돌

입력 2003-12-12 18:27수정 2009-10-0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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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2일 정부의 재산세 인상안을 거부하며 수정안을 제시하자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자치단체장의 과표 결정권을 환수하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맞서 재산세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의 과표 결정권 환수 방침은 참여정부의 핵심과제인 지방분권 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며 정부와 자치단체의 첨예한 대립을 불러일으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반발하는 지자체=서울시는 이날 긴급 소집한 25개 구청장회의에서 ‘올해에 비해 재산세를 총액 기준으로 24.2%, 아파트(공동주택) 재산세는 평균 56.5% 올리겠다’는 수정안을 13일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아파트 평형별 세액 인상
구분행자부 안 적용시(%)서울시 안 적용시(%)
110.2 56.5
13평 이하 73.2 14
13평 초과∼22평 이하 50.6 13.1
22평 초과∼30평 이하 96.4 26.6
30평 초과∼40평 이하188.4 83.4
40평 초과∼48평 이하174.3107.2
48평 초과∼58평 이하129 82.6
58평 초과∼67평 이하 56.3 45.9
67평 초과∼78평 이하 28.9 22.1
78평 초과∼85평 이하 3.6 7.9
85평 초과∼94평 이하 3.7 5.8
94평형 초과 -5.3 7.1

수정안은 총액 45%, 아파트 평균 110.2% 인상하는 정부안에 비해 세 부담액이 절반 수준이다.

조대룡(趙大龍) 서울시 재무국장은 “정부안에 따르면 서울지역 30평대 아파트에 사는 중산 서민층이 188.4%나 되는 가장 높은 인상률을 감내해야 하며 강북지역 아파트의 재산세도 약 50% 정도 늘어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서울시 수정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38평 아파트(기준시가 7억5000만원) 재산세는 올해 12만6000원이었지만 내년에는 53만1000원(정부안은 91만6000원)이 된다.

▽강경한 정부=행정자치부 김주현(金住炫) 차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에 지방세법을 개정, 지자체의 과표 결정권을 국가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자체장이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재산세율을 인하하면 법개정을 통해 자치단체의 세율 조정권한을 현재의 50%에서 10∼30%로 대폭 낮추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 예로 경기 용인지역 75평 아파트(시가 4억7700만원)의 경우 정부안에 따르면 재산세가 104만원으로 현재보다 16% 낮아지는 반면 서울시안에 따르면 175만원으로 42%나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안은 시가가 높은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소유자가 상대적인 이익을 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판이한 해법=정부안은 신축건물 기준가액을 18만원(현재 17만원)으로 올리고 과표를 산정할 때 m²당 시가가감산율(가격에 따라 산정비율을 달리하는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평수는 적지만 가격이 높은 강남지역 아파트에 높은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높은 가산율이 적용되도록 만들어 과표를 키우고 이에 따른 누진세율까지 적용, 무거운 재산세를 물게 한 것.

반면 서울시안은 건물기준가액을 17만5000원으로 하고 시가가감산율도 m²가 아닌 총액기준으로 산정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의 재산세가 정부안보다 크게 줄어든다.

▽배경 및 전문가 의견=행자부가 지방분권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무릅쓰면서까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강남의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재산세 인상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허성관(許成寬) 행자부 장관에게 과표 결정권의 환수를 비롯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불공평한 재산세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경한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보유과세를 강화하려면 부동산과 관련된 취득세 등록세, 종합토지세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또 정부가 진정으로 지방분권 의지가 있다면 지방세 결정권은 당연히 자치단체가 갖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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