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조순형-추미애-김홍일 지역구 배려?”

  • 입력 2003년 11월 2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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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벌집 쑤실 필요 있나….”

1일부터 지구당 창당에 들어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서울 강북을) 추미애(秋美愛·서울 광진을) 의원의 지역구에는 당분간 지구당을 만들지 않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며 신당 창당의 선봉에 섰다가 이후 탈당파를 비난하며 민주당에 남았다.

우리당 박양수(朴洋洙) 사무처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조순형 추미애 김홍일(金弘一·전남 목포) 의원의 지역에는 내년 1월쯤 지구당을 만들어도 된다”며 “그들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경 쓸 게 많은데 꼭 그런 데까지 (지구당을 만들어서) 부딪칠 필요가 있나”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당이 여전히 조순형 추미애 의원에게 미련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으나 그보다는 “대립각을 세워서 별로 남는 게 없는 지역”이라는 현실론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두 인물을 이길 만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지구당을 만들어 싸운다면 결과적으로 그만큼 민주당을 띄워주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 지역구를 공석으로 둔 것도 반(反)신당 정서가 여전한 호남 민심을 쓸데없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처장은 “목포에 지구당을 창당하면 민주당이 ‘DJ 의중’을 들먹이며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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