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론조사에선 '불신임' 우세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6시 53분


코멘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여론조사 결과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정반대로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대통령이 10일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직후 대부분의 언론사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정식 여론조사에선 '재신임 하겠다'가 불신임보다 높게 나왔다. 그러나 각 포털사이트와 언론사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15일 현재까지 '불신임 하겠다'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층이 20, 30대라는 점에서 이번 온라인상의 여론조사결과는 예상 밖이다. 일반적으로 20,30대 젊은 층은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불신임이 우세한 온라인 여론조사 = 재신임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포털 사이트는 엠파스와 MSN코리아 두 곳이다. 엠파스의 경우 이날 오후1시반 현재 2만687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불신임하겠다'가 49.07%(1만3188명)으로 재신임(48.50%)보다 많았다. MSN코리아는 2756명이 투표자 가운데 '재신임하지 않겠다'가 69.7%(1922명)으로 '재신임하겠다'(29.5%)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각 언론사 사이트도 이날 오후 1시반 현재 불신임이 높게 나왔다. 한국일보 인터넷 사이트 조사결과 1만7648명이 투표에 참여해 49.7%(8779명)가 불신임 하겠다고 답변했고 재신임하겠다는 49.6%(8755명)였다. 1만6388명이 투표한 한겨레 인터넷 사이트도 '불신임하겠다'가 53.4%(8751명)으로 '신임하겠다'(46.6%) 보다 높게 나타났다. 동아닷컴은 72.20%가 불신임이고 재신임은 26.33%에 불과했다. 조선닷컴은 불신임 68.2%, 재신임 30.58%이었고, 조인스닷컴은 불신임 67.21%, 재신임 31.30%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송사 3사중 유일하게 인터넷을 통해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KBS의 경우 재신임이 60%로 불신임(39%)보다 많았다.

▽왜 온라인 여론조사에선 불신임이 많나 = 여론조사 기관의 전문가들은 불신임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며 난감해 했다.

20,30대가 인터넷 주 사용층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온라인상의 결과는 당연히 재신임쪽으로 나왔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당선에는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와 인터넷 매체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온라인 매체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투표에 참여의사가 있는 사람들만 조사에 응하는 온라인 여론투표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결과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김정혜(金貞惠) 코리아리서치 이사는 "오프라인상의 조사에서 젊은 계층들은 재신임이 많았다"면서 "특히 매체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모든 매체의 조사에서 같은 결과가 나와 그 원인을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결과만 놓고 볼 때 젊은 층 가운데 불신임하겠다는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