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정 해양장관 “대통령은 태풍때 오페라 보면 안되나”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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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태풍이 올 때 오페라를 보면 안 됩니까.”

최낙정(崔洛正.사진) 해양수산부 장관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태풍 중 공연관람 파문’에 대해 노 대통령을 적극 옹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장관은 26일 경기 과천시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특강에서 “왜 우리는 대통령이 태풍이 왔을 때 오페라를 보면 안 되는 이런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가”라며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강의 주제는 ‘튀는 공무원, 설치는 공무원’이었으며 최근 행정고시와 기술고시를 합격한 예비 공무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는 또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하와이를 방문했을 때 당시 태풍으로 난리가 났었다”며 “주지사가 대통령을 모시고 골프장으로 안내했지만 다음날 지역 신문에 긍정적인 기사가 실렸다”고 소개했다.

최 장관은 “만일 우리나라 신문이었다면 ‘이런 난리통에 대통령이 주지사와 골프를 치다니 개판’이라고 비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 대해 김우룡(金寓龍)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의 사명은 공직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정책을 잘 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특히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는 위급상황에서 최고위 공직자인 대통령의 안일한 행동을 지적한 언론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최 장관은 노 대통령이 6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을 지낸 뒤 현 정부 출범 후 7개월여 만에 기획관리관에서 차관을 거쳐 장관에 오르는 등 초고속으로 승진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관료’로 알려져 있다.

최 장관은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옳다 그르다를 논하자고 한 말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고 마음을 열자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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