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마다 “우리部에 더…” 예산 홍보장 된 국무회의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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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이 토론주제로 상정되자 각 부처 장관들은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을 상대로 ‘예산이 더 필요한 이유’를 경쟁적으로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은 “내년 보육예산으로 올해보다 20% 늘어난 3599억원이 책정됐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내년에 4500억원이 필요하고, 앞으로 매년 50%씩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지 장관은 ‘참여정부 마지막해인 2007년까지 보육비의 50%를 정부가 댄다’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선거공약을 거론하면서 “2007년까지 1조8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만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의 주무장관인 최종찬(崔鍾璨) 건설교통부 장관은 “(분배를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성장잠재력을 위한 예산이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박 장관은 “올 추경예산 4조7000억원 가운데 SOC부문에 1조6000억원이나 배정했다”며 “성장과 분배를 균형 있게 배분했지 복지만 늘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허상만(許祥萬) 농림부 장관은 내년 추곡수매 예산안이 올해보다 7% 감소한 것을 제시하면서 “농민 복지는 좋지만, 증산 부분에선 예산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내년 남북협력기금을 통상적으로 배정되던 5000억원보다 더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장관들의 잇단 ‘예산 증액’ 요청에 노 대통령은 “효율적인 예산 사용을 위해 예산 삭감 대상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10년 내에 자주국방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 노 대통령과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이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고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이 전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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