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정대철 ‘개혁신당과 선긋기’

  • 입력 2003년 7월 30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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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류 중진들이 386을 포함한 개혁세력이 중심이 된 ‘개혁신당’과 선을 긋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비주류 끌어안기’에 나섰다.

신당추진모임의장인 김원기(金元基) 고문은 30일 최고위원 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비주류측은) 통합신당도 결국 개혁신당이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라고 오해하고 있으나, 대통령의 생각은 너무나 빠르게 중간지대로 와 있다”며 “(노 대통령도) 다음 총선 때 개혁세력이 중심이 돼선 승산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최근 여권 내에서 ‘386 음모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비주류측이 “주류가 ‘통합신당’이라는 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386 등 개혁세력이 주도하는 신당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의심을 거두지 않자 김 고문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정대철(鄭大哲) 대표도 이날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했다. 그는 같은 회의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가는 길인가. 또 노 대통령의 뜻을 얼마나 따라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낙연(李洛淵) 대표비서실장은 “그동안 비주류에게 ‘(개혁신당을 원하는) 노 대통령을 설득해 통합신당까지 왔으니, 통합신당에 동승하는 게 옳지 않으냐. 그게 싫다면 비주류는 야당하자는 것이냐’고 말해왔던 연장선에서 나온 말”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와 김 고문의 이날 발언은 ‘통합신당’이야말로 다함께 가는 방법이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당 분열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주류 압박용’ 발언이란 얘기였다. 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성공가능성을 따져볼 때 흔히 말하는 ‘개혁신당’은 주류측의 공식 노선으론 이미 폐기됐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비주류측은 이 실장의 발언에 대해 “주류 신당파가 당 진로를 묻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노 대통령의 뜻은 신당이니, 민주당을 사수하려면 야당할 각오하라’고 선전전을 시작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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