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아직 386 믿는다”…교체요구 거절 시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내 386참모의 교체 주장과 관련해 “386과 비(非)386을 의도적으로 편가르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침 국무회의 준비를 위해 관저에서 일부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386이든 비386이든 능력이 있으면 등용하겠으며, 내 머릿속에는 386과 비386의 구분이 없다”면서 “흔히 말하는 386 출신의 ‘집단적 목표’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노 대통령의 언급은 민주당 일각의 386참모에 대한 문책 또는 교체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386참모에 대한 신임은 여전히 각별하다”면서 “다만 세대혁명론과 같은 386그룹 내부의 주장은 자신의 뜻과 무관하며, 386참모들이 아직은 납작 엎드려 있으라는 게 노 대통령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편 연일 민주당 중진들의 공세를 받고 있는 ‘386 참모그룹’은 몸을 낮추고 있다.

386 참모그룹의 핵심인사인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측근을 통해 “나와 관련된 소란스러움으로 인해 당의 어른들에게 우려를 끼쳐드린 것 같다”고 허리를 굽혔다.

안 부소장은 또 이날 오전 정대철(鄭大哲) 대표를 만나려 한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서도 “휴가를 마치고 대표를 찾아뵙고 인사드리려 했던 것이 마치 거창한 ‘회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과대포장돼 아랫사람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도 “때리면 맞아야지 별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