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黨중진 “386 바꿔라”

  • 입력 2003년 7월 29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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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청와대 386참모의 문책인사를 요구한 이후 당내 중진 및 초선 전문가 그룹을 중심으로 청와대 인사 개편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29일 기자와 만나 “비서실도 엄연한 국가기관인데 대통령의 코드에 맞는 사람만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가 공무원 중 가장 우수한 엘리트로 부분 충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비서실에 장관급이 3명이라 체제가 다원화되어 있는데 빨리 비서실장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정책실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근태(金槿泰) 의원은 “386 음모론은 다소 과장된 것이지만 문제는 청와대에서 그들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며 “그들의 아이디어가 곧 국정운영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기에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인사 개편론을 제기했다.

정 대표 주변에서는 386참모진의 구체적인 역할까지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핵심 측근은 “현재 청와대는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 서갑원(徐甲源) 의전비서관, 윤태영(尹太瀛) 대변인 등 ‘삼각 편대’가 마음만 먹으면 대통령의 판단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이 실장은 정보를 장악하고 있고, 서 비서관은 대통령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며, 윤 대변인은 대통령 참석 행사에 배석하기 때문에 청와대 안팎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며 “이들이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정보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한편 초선 의원들은 인적 개편과 동시에 시스템의 전면 개편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강래(李康來) 의원은 “정책실이 각종 현안에 대한 ‘솔루션(해법)’이 없다 보니 일부 핵심 및 386참모들이 대증요법(對症療法)을 제시하는 바람에 국정 운영이 엉키고 있다”며 “실력이 검증된 전문가그룹을 빨리 수혈해야 청와대가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청와대 보좌진은 경륜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 미숙아’들이 국정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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