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미사일 추가배치]오키나와 美軍도 사정권

  • 입력 2003년 7월 18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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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18일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추가 실전배치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함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한미 군 정보당국의 북한군 전력에 대한 정보 교류회의 결과 북한이 지난해 6월까지 노동미사일 1개 대대의 추가배치를 완료했다는 것.

국방부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관련 징후가 포착돼 한미 양국이 공동 추적한 결과 1개 대대를 추가 배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배치 시기와 장소에 대해선 언급을 꺼리면서도 “북한이 추가 배치한 미사일 전력은 이미 배치된 전력보다는 적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동미사일 1개 대대가 9대의 이동식 발사대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그간 일본 등 일부 외신이 보도한 대로 북한은 이번에 확인된 것을 제외하고도 총 20∼30여대의 노동미사일발사대를 실전배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북한이 현재 보유 중인 노동미사일 수는 100여발로 추정된다는 것이 한미군 정보당국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편 그간 군 당국이 노동미사일의 개발 시점(93년)과 배치 시점(97년)을 언급한 적은 있었지만 추가 배치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발간 예정이던 국방주요자료집 대신에 발간한 책자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군 안팎에선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독자적인 방어능력을 갖출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최근 독자적인 대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언급한 데 이어 무기 연기했던 차기유도무기(SAM-X) 사업을 내년부터 재추진한다고 발표했었다.

노동미사일의 추가 배치 사실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그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방안 등을 강조해 온 일본의 반응도 주목되는 부분.

유사시 노동미사일이 오키나와(沖繩)의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일본으로선 노동미사일의 추가 배치에 대해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가할수록 일본은 군비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사일 방어망 건설에도 주력함으로써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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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의 미사일 능력▼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사는 1969년 구소련에서 사거리 60km의 프로그 지대지 미사일을 받은 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사거리 300km 이상의 미사일이 필요했던 북한은 70년대 중반 중국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둥펑(DF-61)’의 개발 과정에 참여하며 기술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북한은 70년대 후반 이집트와 미사일 개발협정을 맺으면서 제공받은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 몇 발과 발사대를 분해 재조립하는 ‘역설계’를 통해 85년 스커드B와 90년 스커드C 미사일을 독자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스커드B와 C 미사일을 연간 100발 정도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90년대 초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자들이 북한으로 흘러들어오자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의 전기를 맞는다.

북한은 91년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노동1호 개발에 착수해 93년 5월 시험 발사에 성공했고, 94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또 90년대 초부터 대포동 1호 미사일 개발을 시작해 98년 8월 31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북한은 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해 국제적 논란을 일으켰다. 북한은 현재 사거리 4300∼6000km 이상의 대포동 2호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들은 재래식 탄두는 물론 생화학 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현재 미사일에 장착하기 위한 핵탄두의 소형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이 자체 개발한 스커드C 미사일은 북한의 대표적인 ‘달러 박스’로 87∼92년 이란과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250여발 총 5억8000만달러 상당을 판매했으며 지금까지 540여발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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