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산상봉 희망자 이젠 별로 없어”

  • 입력 2003년 7월 1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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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비(非)대칭 상봉을 검토 중이다.

비대칭 상봉은 양측이 각각 100명씩 똑같이 상봉대상자를 선정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숫자가 다르더라도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남북 장관급회담 관계자는 11일 “북측이 남측 가족 상봉을 원하는 이산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에 소극적인 반면, 북측 가족 상봉을 희망하는 남측 이산가족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서 비대칭 상봉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북측이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이른바 ‘성분’이 좋은 이산가족만을 상봉대상자로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정부는 이번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에 ‘비대칭 상봉’ 의사를 타진한 데 이어 앞으로 적십자회담을 통해서도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북측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이 구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설면회소를 통한 이산가족 상봉을 검토 중이다.

남북 양측은 북한 금강산에 상설면회소를 설치키로 합의했으나 면회소 규모에 대한 이견(남측 3039평, 북측 2만2000평) 때문에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면회소가 완공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양측 숫자에 관계없이 확인된 생존자부터 만나게 하자는 논리로 북측을 설득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난색을 표한 북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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