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무기 개발국에 무력사용 지지"]유럽, 北압박 앞장

입력 2003-06-17 18:58수정 2009-09-2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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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대북(對北) 압박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미국 등 서방 11개국은 12일에 이어 다음달 초순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 등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대책 논의를 위한 2차 회의를 연다. 유럽연합(EU)은 16일 외무장관 회의에 이어 19∼20일 정상회의를 갖고 WMD 문제를 논의한다.

앞서 1∼3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는 북한에 대해 경제 제재와 해상 봉쇄 등의 가능성까지 시사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16∼20일 북한과 이란의 핵 투명성을 촉구하는 회의를 열고 있다.

숨 가쁘게 이어지는 각종 대북 관련 회의의 초점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제안한 이 구상은 공해 상에서 핵물질과 미사일 등 WMD 관련 물품 등을 실은 선박을 나포, 예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그러나 PSI는 국제법상의 ‘공해 통항의 자유’를 위협하는 초법적인 구상. 16일 EU 외무장관 회의가 북한 등의 WMD 확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무력사용 지지를 선언하면서 그 근거로 유엔헌장 7장을 든 것도 PSI의 초법성을 의식해서였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무력 제재는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이 때문에 미국은 PSI 참가국 수를 늘려 PSI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하나의 체제(Regime)로 구축하려 하고 있다.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PSI 회의가 한국의 참여를 긍정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PSI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 등 북한 주변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 정권에 이어 노무현(盧武鉉) 정부도 대북 강경책은 꺼리고 있어 한국의 참여는 불확실하다.

PSI와 함께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강경 기류를 읽는 또 하나의 중요한 코드는 유럽이다. 최근 이루어진 일련의 대북 강경 조치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이 주도하고 있다. 유럽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라크전 반대로 미국의 위협에 직면했던 유럽이 반사적으로 이라크보다는 이해관계가 덜한 북한에 강경론의 총대를 메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기류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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