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땅 실제주인은 盧대통령?

  • 입력 2003년 5월 25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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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땅이냐, 아니냐.’

노 대통령의 형 건평(健平)씨의 재산 의혹 논란이 거듭되면서 노 대통령이 문제가 된 경남 진영 및 거제 땅의 실소유주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진영 땅 실소유주 논란=문제의 땅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여래리의 300평.

지난해 5월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89년 7월 자동차 매매상사를 판 돈(2억5000만원)을 진영 땅으로 바꿔둔 것이 4억원으로 90년경부터 (이 땅을) 변동 없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노 대통령은 93년 민주당 당무위원 시절 재산공개 자료에서 이 땅을 4억8000만원으로 신고했었다.

그러나 당시 이 땅의 등기부엔 건평씨와 동향인인 오철주씨의 공동명의로 돼 있었다. 이후 99년 노 대통령이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생수공장 장수천의 리스시설 투자자금 담보로 제공된 이 땅은 장수천의 자금난으로 경매에 넘겨졌다가 2001년 4월 건평씨의 처남인 민상철씨에게 낙찰됐다.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진영 땅은 건평씨 등이 차명으로 ‘대리관리’한 게 틀림없다고 한나라당은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해 “(노 대통령이) 92년 실질적인 소유권을 포기했고 관훈클럽 발언은 착오였다”고 했으며 재산신고 내용에 대해선 “법률적으로 땅을 소유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황이 그랬다’는 점을 신고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건평씨의 재산의혹을 추적해 온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법적으로 진영 땅의 소유권이 변동되거나 직접 증여를 하고 증여세를 납부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진영 땅의 공동지분을 갖고 있는 오씨 등은 2000년 의료보험료를 못 낼 정도로 경제력이 없었는데 갑자기 몇 억원을 내서 부동산을 구입한 경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거제 구조라리 땅 소유주 논란=건평씨가 갖고 있던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의 땅도 2000년 5월 역시 처남인 민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지난해 4월 10일 건평씨와 가까운 박연차(朴淵次) 태광실업 회장이 최종 매입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김문수 의원을 고발하면서 “이 땅을 장수천에 대한 보증 채무 상환을 위해 매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설명대로라면 처남 민씨가 노무현 당시 후보의 보증 채무를 갚기 위해 구조라리 땅을 팔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 의원은 “이는 건평씨뿐만 아니라 민씨도 노 대통령의 재산관리를 위해 명의를 빌려주었을 뿐이지 이 땅의 실소유주는 노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노건평씨 땅을 둘러싼 엇갈린 해명

진영 땅
쟁점원래 주장엇갈린 해명
실소유주는 누구-노무현 대통령은 93년 4월 민주당 당무위원 시절 ‘경남 진영에 논 300평, 4억8000만원어치를 갖고 있다’고 재산등록 서류를 공개-노 대통령은 2002년 5월 관훈클럽 토론에서 “89년 7월 자동차 매매상사를 처분한 돈 2억5000만원으로 매입한 뒤 90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소유하고 있으며 땅값은 4억원쯤 된다”고 언급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당시 재산신고는 법률적으로 땅을 소유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황이 그랬다’는 점을 신고했을 뿐”이라고 해명
노건평씨의 처남 민상철씨의 매입자금 12억원의 출처등기부등본상에 민상철씨는 부산은행에서 8억원, 선봉술씨 아내로부터 6억원을 빌려 매입자금으로 사용 선봉술씨는 “나는 심부름을 한 정도고 실업자 신세이며 재산이래야 서민아파트 한 채가 전부다”고 해명

구조라리 땅과 별장 등
땅 처분한 5억원의 사용처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이 땅을 팔아 노건평씨가 보증을 섰던 장수천의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설명노건평씨는 “처가에서 돈을 갖다 쓴 게 미안해서 처남에게 주었다”고 설명
매입한 박연차 회장의 구입 용도박연차 회장은 “이 땅에 연수원을 짓기 위해 매입했다”고 주장김문수 의원측은 “박 회장이 땅을 구입한 2002년 4월에는 이미 자연환경지구로 변경돼 연수원을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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