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기자간담회]“對美觀 변화 국내비판 개의치 않는다”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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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하면서 가진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처음부터 우리 욕심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은 없다. 당초 기대했던 만큼은 성취한 것 같다”며 미국 방문 성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음은 수행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5분간 단둘이서만 대화를 했는데, 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

“특별한 비밀 약속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다. 비슷한 얘기라도 좀 더 대화 격식을 내밀하게, 돈독하게 나누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부시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인상을 받았나. 매파로 알려져 있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어땠나.

“럼즈펠드 장관은 대단히 논리적이고 깐깐한 사람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첫 느낌이 자신만만했다. 복잡한 얘기보다 미래에 대해 확정적이고 희망적인 얘기를 하자고 했다. 소탈하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 점에서 나랑 맞는 부분이 있었다.”

―방미 중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국내에서는 찬반 논란이 있다.

“보는 사람의 생각,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점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내가 놀러 간 것도 아니고, 볼일이 있어서 간 것이다. 한반도의 불안을 해소하는 문제를 잘 협의하러 간 것인데, 일부 의견에 따라 입바른 소리나 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면 도움이 됐겠는가. 거꾸로 내가 미국과의 좋은 관계는 다 덮어버리고 나쁜 관계만 얘기했다면 또 다른 비판이 있었을 것이다.”

―정상회담 성과 중 가장 높게 평가하는 대목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가 확인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져 미국 채권시장에서 외평채 가산금리가 1998년 4월 발행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한다. 내가 미국이 첫 걸음이고 외교적 경험이 없어 실수하거나 엉뚱하게 해서 한미관계를 해치지 않을까, 국익에 손상이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우려한 것에 비하면 결과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

샌프란시스코=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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