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美, 주한미군 철수 타진해야”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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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 주요 언론들의 북핵 해법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내 대북 강경파를 대변해 온 월 스트리트 저널은 14일자 사설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한국에) 주한미군 철수를 타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서울이 북한군의 사거리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노 대통령과 한국인들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밀수출해 테러범들에게 팔 경우 핵폭탄이 미국 시카고나 덴버를 향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 협상을 주도했던 새뮤얼 버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차관보는 이 신문에 기고한 별도의 칼럼에서 “한미 정상이 명확한 전략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사상 첫 ‘핵무기 월마트(대형할인매장)’가 될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협상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미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현 단계에서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합의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이 합의는 한국인들에겐 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공으로 비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날 정상회담이 양국 정상이 사적인 유대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부시 대통령은 다른 나라 지도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및 관계 발전을 위한 개별 회담을 좋아한다”고 전하고 이번 회담에 양국의 큰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양국은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은 한미정상회담을 다음 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예정돼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선상에서 보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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