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軍 신병 군기 빠졌다"…'기강해이' 경고

  • 입력 2003년 5월 11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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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풍(社會風)과 온갖 불건전한 현상을 철저히 없애라.’

최근 일본 도쿄(東京)의 한 북한 전문가가 입수한 북한 인민군 신병 교육용 대외비 자료는 최근 북한 신병들의 정신적인 해이를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2002년 7월 조선인민군출판사가 간행한 B5용지 크기 8쪽 분량의 간부용 강연자료의 제목은 ‘혁명의 군복을 입은 영예와 긍지를 안고 복무의 첫걸음을 힘 있게 떼자’로 돼있다(사진).

▽사회풍을 빼라=지금 일부 신입병사들은 사회생활 때 갖고 있던 불건전한 생활풍조와 결별하지 못하고 있다. 말과 행동에서 사회풍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 사회에서 부르던 출처 없는 노래를 각성 없이 부르고 있다. 정치적 색채가 불명확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 점을 보거나 액막이를 하는 등 미신행위도 있다. 혁명 군대 안에서는 이런 불건전한 현상이 조금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신병들은 사회생활기간에 가지고 있던 온갖 불건전한 현상들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

▽기강 해이=일부 신입병사들은 배고픔과 육체적 부담을 참지 못해서 비행을 범하고 나중에는 법적 제재까지 받고 있다. 한 군인은 탈영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온갖 비행을 저지르다 법적 제재를 받았다. 신병훈련 중 배고픈 것을 참지 못하고 저녁마다 주변 음식점을 외상으로 이용했다. 훈련을 마치고 배치를 받았는데 장사꾼이 찾아와 음식값을 내라고 했다. 그는 음식값을 치르기 위해 자주 탈영하다 돈맛이 들었고 온갖 비행을 저질렀다. 평안남도에 입대한 한 병사는 복무 초기 애로에 겁을 먹고 현재 부모가 살아 있는데도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집에 보내달라고 했다. 자기를 믿고 조국 보위 초소에 내세워준 당의 믿음과 사랑을 저버리는 배은망덕한 행동이다.

▽병역 의무 강화=군사복무는 최대의 애국이며 최대의 충정이다. 당의 전민 군사복무방침에 따라 모든 남자는 초모(初募·만 16∼17세) 나이가 되면 무조건 군대에 나가야 한다. 대학이나 노동현장에 가는 경우도 근무기간이 끝난 다음에 반드시 군복무를 해야 한다. 대학에 가자고 해도, 박사가 되자고 해도 군복무를 해야 한다. 군사 복무를 하지 않고서는 발전은 고사하고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게 된다. 병으로 일단 제대한 사람도 병이 나으면 반드시 만기를 채워야 한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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