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親盧세력 '신당 띄우기'…대구 울산등도 움직임

  • 입력 2003년 5월 2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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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에서 민주당 해체를 전제로 한 친(親)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성향의 개혁신당 준비모임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은 범(汎)개혁세력의 ‘헤쳐모여’를 통한 개혁신당 창당을 앞당기기 위해 횡적 연대를 갖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일 경남 창원 경남여성회관에서는 지난 대선 때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국민참여운동본부,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개혁을 위한 참여운동본부’ 발대식이 열렸다. 개혁신당론의 중심에 서있는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고문이 축사를 하고 개혁국민정당 김원웅(金元雄) 대표는 영상 축하메시지를 보내 범개혁세력의 연대를 과시했다.

운동본부의 김용기 공동대표(경남대 교수)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개혁과 진보를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틀로는 안 된다”며 “뜻이 맞으면 신당에 많은 사람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9일 발족할 예정인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도 민주당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개혁신당’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친노 개혁세력이 영남 정치권의 주도세력으로 진출한다는 것이 목표다.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 조성래(趙誠來) 변호사, 정윤재(鄭允在) 민주당 사상지구당위원장 등 노 대통령의 직계세력이 주도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기존 민주당 세력의 규합에 연연하지 않고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내년 총선에 대비하겠다. 부산정치개혁추진위가 신당 창당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李康哲) 민주당 개혁특위위원이 활약 중인 대구에서도 ‘국민참여정치개혁연대’가 지역주의 청산과 정치개혁을 내걸고 활동에 들어간 데 이어 울산 인천 대전 원주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조직과의 마찰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가까운 정오규(鄭吾奎) 민주당 부산서구 지구당위원장은 “민주당의 지원을 받아온 노 대통령 직계들이 대선 이후 단물이 떨어지자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차라리 빨리 당을 떠나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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