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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4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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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3국 대표들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렵고 장기 레이스의 첫걸음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번 3자회담은 협상이 아니라 북한의 의도 및 태도변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기존 의사를 재확인했고 북한도 미국의 대북(對北)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정치적 결단’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보였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같은 견해차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의제선정 작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으며 북 미 중 3자가 핵문제 협상의 구도를 만드는 작업 자체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 미 중 3자 모두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윤곽을 그려내기 위한 ‘성의’를 보였다는 게 외교소식통의 전언이다. 회담이 결렬될 경우에 안게 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충격과 공포’가 북한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을 갖고 있고 미국은 회담이 결렬돼 북한이 핵 재처리를 할 경우 이라크 전후처리와 맞물려 골칫거리로 등장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북한이 회담을 계속 하겠다는 ‘성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는 북한이 조금만 더 유연한 태도로 핵 협상의 구도를 만들 실마리를 제공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는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또 다른 관심은 중국의 역할. 이번 회담을 지탱하는 한 축의 역할을 하는 중국은 과거처럼 북한만을 두둔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가 중국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중국 지도부 내에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그런 우려가 이번 회담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중국의 중재노력으로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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