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이 심상찮아]달래기 黨-靑 총출동

  • 입력 2003년 4월 11일 18시 55분


코멘트
여권이 ‘호남 소외론’을 진화하기 위해 총력 태세에 나섰다.

11일 하루에만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 조영동(趙永東) 국정홍보처장 등 청와대와 정부의 고위 인사 3명이 한꺼번에 광주 전남으로달려가 현지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문 수석은 이날 폭풍주의보가 발령된 속에서도 고산(孤山) 윤선도의 유적지가 있는 전남 완도군 보길도의 댐 증축 현장을 찾아 유적지 파괴를 이유로 댐 증축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만나 1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문 수석은 이 자리에서 “행정 관청이 심사숙고 끝에 시작한 공사를 중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중립적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수석은 33일째 단식중인 주민 강제윤씨(38)도 만나 “대통령이 더 이상 건강을 해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간곡하게 요청했으며 강씨는 이날 단식을 중단했다.

김 장관은 이날 광주를 방문해 지역 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진 데 이어 전남 함평군을 찾아 인근 5개 시군 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통령비서실은 이날 호남 지역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호남소외론’이 근거가 없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9일 월드리서치가 실시한 이 조사에는 최근 정부 인사에 대해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는 응답(72.7%)이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다’는 응답(24.1%)보다 많았다는 내용이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도 85.4%로 높았다.

민주당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남 순천이 지역구인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주 목포 등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호남 출신 기득권층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전남 신안 출신인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3월11일 검사장급 첫 인사에서 호남 출신이 대거 좌천됐으나 3월19일 후속 인사에서 대폭 보완됐다”며 “일부의 문제점을 과대포장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