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오랫동안 쉬고싶다"…'특검 조사가능성'에 직접대응 삼가

  • 입력 2003년 4월 4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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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사진) 전 대통령측은 4일 대북 비밀송금 사건을 수사할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가 “필요하면 김 전 대통령도 직접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만 동교동측은 정치권이 특검법 수정 문제를 논의하는 상황인 만큼 특검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DJ를 면담한 민주당 장영달(張永達)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특검제 문제 때문에 대외적인 언급이나 활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더라”며 “내가 ‘당분간 쉬시죠’라고 권했더니 ‘당분간이 아니고 오랫동안 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좀 피곤해 보이더라”고 전했다.

DJ는 장 의원으로부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과 함께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가교역할을 해 달라. 두 전직 대통령은 이미 긍정적 의사를 전해 왔다”는 건의에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

한편 민주당 내 동교동계 의원들은 송 특검의 발언에 대해 “북한 핵문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적 존재인 DJ를 굳이 직접 조사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특검이 DJ를 죄인 대하듯 할 경우 여론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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