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 입력 2003년 3월 13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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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탄도 미사일 '노동'을 발사할 것으로 보이는 징후를 주일 미군사령부가 포착해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방위청은 수 일 내지 수 주 후에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에 따라 최근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마치고 교토(京都)의 해상자위대 기지에 귀항한 신예 정보수집함 '이지스'를 즉각 동해에 출동시키는 등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주일 미군사령부도 해군 함정과 공군 전자정찰기 등을 동원한 감시 활동을 강화했다.

노동 미사일은 북한이 자체 개발한 중거리 미사일로 사정거리는 1300㎞. 일본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오키나와(沖繩) 등을 제외한 일본 국토의 대부분이 사정권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93년 5월 동해상을 향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주일미군 사령부는 정찰 위성 등을 통해 북한의 이같은 징후를 파악해 7일 일본 측에 전달했다. 북한 북동부 지역의 노동 미사일 발사 기지 수 개소에서 군차량이 집결된 상태가 포착됐다. 또 노동 미사일 발사시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액체 연료 드럼통이 연료 저장고에서 반출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동 미사일은 대부분 지하 기지에 격납돼 있어 실제로 액체연료를 주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의 연료 반출에 대해 "연례 겨울철 훈련용일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더 지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하면 탄도 미사일 추가 발사를 동결키로 약속한 99년 9월 제네바 북미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 된다. 또 일본으로서는 지난해 9월 북일정상 회담후 발표된 '평양선언'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 북한 동태를 주시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노동 미사일을 추가 발사하면 미국 뿐 아니라 일본도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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