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2·27 組閣]19명중 4명 '女風' 거셌다

  • 입력 2003년 2월 2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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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발표된 신임 각료 가운데 여성장관 4명이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강금실 법무, 지은희 여성, 김화중 보건복지, 한명숙 환경부장관.-연합
27일 발표된 신임 각료 가운데 여성장관 4명이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강금실 법무, 지은희 여성, 김화중 보건복지, 한명숙 환경부장관.-연합
청와대 비서실에 이어 참여정부의 첫 내각에도 여풍(女風)이 거세게 몰아쳤다.

교육부총리를 제외한 19명의 각료 중 강금실(康錦實) 법무,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 한명숙(韓明淑) 환경,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 등 4명(21%)이 여성으로 채워진 것.

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각료의 30% 여성 할당’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역대 정부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특히 그동안 부장급 검사조차 한 명 없던 검찰과 법무부 조직에 40대의 강 변호사가 발탁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무부처럼 여성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부처에 여성 장관이 등장한 것은 여성의 내각 참여 범위와 외연을 실질적으로 크게 넓힌 것이란 게 여성계의 반응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7일 논평을 통해 “참여정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첫 번째 내각에 여성 장관이 4명이나 포함됐다는 것은 여성의 참여와 양성평등 사회의 실현을 위한 개혁정책을 적극화하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크게 반겼다.

여성단체연합은 특히 이번에 자기 단체 대표 출신(지은희씨)이 여성부 장관에 발탁된 것을 의식한 듯 “여성운동에 대한 이해와 현장운동 경험, 민주성과 개혁성을 갖춘 인물을 발탁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조각이 그동안 여성들에게 높고 단단하게 가로막혀 있던 유리 천장을 걷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당초 조각 단계에서는 김명자(金明子) 전 환경부 장관의 건설교통부 장관 기용설이 흘러나와 여성 장관이 최대 5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4명으로 줄었다.

특히 김 전 장관과 한 장관은 김대중 정부에서도 뛰어난 업무 장악력과 말썽 없는 처신으로 후한 점수를 받아 참여정부에서도 유임이 점쳐지는 1순위로 꼽혔었다.

김 전 장관 재임시 환경부는 정부 부처 평가에서 2년 연속 1등을 차지했고 여성정책은 김대중 정부에서 가장 성공한 분야라는 평가를 받는 등 여성 장관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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