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이모저모]숨막히는 접전에 환호… 탄식…

  • 입력 2002년 12월 20일 00시 30분


‘건국 이후 최대의 박빙 승부.’

19일 밤 많은 시민들은 집과 거리에서 손에 땀을 쥐며 유례 없는 대선 레이스를 지켜보았다. 시민들은 지역별 판세에서 나타난 ‘표 쏠림’ 현상을 우려하면서도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펼칠 ‘새 정치’에 대해 기대와 궁금증을 나타냈다.

노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권순희씨(34·전북 전주시 덕진구)는 “역전승을 이뤄 정말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 곳곳에 설치된 103대의 대형TV 앞에서도 30∼50명의 내외국인이 몰려 긴박하게 진행되는 개표 장면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선거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신기하다는 듯 안내원 등에게 방송 내용을 문의하기도 했다.

회사원 김영민씨(32)는 “출국시간이 남아 배웅 나온 가족들과 함께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전자개표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개표 과정이 신속하게 전달돼 좋다”고 말하기도.

○…오후 10시경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서울 광화문 곳곳에서는 폭죽이 울려 퍼졌다. 노 후보 지지 시민들은 북을 치고 서로 어깨를 잡은 채 기차놀이를 하며 광화문 앞 광장을 돌기도 했다. 태극기 모자를 쓰고 태극기를 휘감은 시민들은 ‘오! 필승 노무현’ ‘발로차’ ‘아리랑’ 등을 불러 월드컵을 연상시켰다. 시민들은 또 서로의 어깨를 잡고 ‘아침이슬’ ‘서울에서 평양까지’ ‘상록수’ ‘님을 위한 행진곡’ 등 운동권 가요와 애국가를 부르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는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오후 10시를 전후해 노 후보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통령 당선을 축하.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노짱 만세” 등을 외친 뒤 일부는 거리로 나가 월드컵축구 때 응원구호였던 ‘대∼한민국’ ‘오 필승 노무현’ 등을 함께 외치며 자축.

노 후보 지지자라고 밝힌 권순희씨(34·전북 전주시 덕진구)는 “대선 과정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더니, 개표 때에도 끝까지 역전승을 이뤄 정말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글썽.

○…술집과 고시원이 몰려 있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녹두거리에서는 오후 8시40분을 전후해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순위가 1%포인트 내외로 엎치락뒤치락하자 젊은이들이 환호성과 탄성을 내지르며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서상원씨(29)는 “출구조사가 정확히 들어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노 후보가 이길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노 후보 지지 대학생들은 초반 노 후보가 근소한 차로 리드당하자 “격차가 끝까지 가는 것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기도.

○…경기 북부는 개표 초반부터 지역별로 성향이 뚜렷이 구분됐으나 일부 지역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 각 정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보수 성향이 강한 포천군과 파주시 등에서는 당초 예상대로 이 후보가 계속 우위를 유지한 반면 연천군에서는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노 후보가 1위를 달려 격변을 예고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연천 포천에서도 3위에 머문 이한동 후보 진영은 앞으로 총선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생겼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통선 이북지역인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의 경의선 철도 복원공사 현장사무소에는 투표를 위해 직원 대부분이 자리를 떴으나 몇몇 직원이 남아 개표 상황을 지켜보았다. 한 직원은 “남북을 잇는 경의선 연결 공사현장인 민통선 이북지역에서 대선 결과를 지켜보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누가 당선되든 남북 평화정착에 큰 보탬이 되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사회1부·사회2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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