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盧후보 부동층훑기 막판 총력전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6시 40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선거일을 이틀 앞둔 17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막판 부동층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충남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논란과 관련, "현 정권은 5년 전에는 내각제로 속이고 농가부채 탕감으로 두번을 속이더니 이젠 수도 이전으로 세 번을 속이려 한다"며 "6조원이면 수도를 옮기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며, 수도이전 공약은 충청도를 땅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전에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등을 옮겨 과학기술수도로 만들고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청소년 생태학습파크로 조성하는 것을 비롯해 △대전과학기술수도 건설 △안면도 디즈니랜드 조성 △충북 유니버셜 스튜디오 조성 등 '충청권 발전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특히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엄정 중립을 선언한 데 대해 "나는 JP에게 안정과 희망을 주는 국가지도자가 될 자신이 있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JP도 깊은 생각을 할 것이다"며 "피땀 흘려 이룩한 대한민국이 급진세력의 손에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가원로의 경륜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朴槿惠) 선대위 공동의장도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가 북한 핵 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전쟁을 하자는 것이라면 지금 전세계에서 민주당만 빼고 모두가 전쟁론자"라고 비판한 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선 "아버님(고 박정희 대통령)이 검토하는데만 4년 걸렸는데, 노 후보가 임기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책임이 있는 세력과 인사들은 법적, 정치적으로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집권하면)그들이 새 정부의 국정에 참여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선과 동시에 민주당을 개혁해 취임 전에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겠다"면서 "재창당 또는 신당 창당 방안도 적극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당의 문호를 전면개방해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전국통합정당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호개방이 거국내각 구성을 염두에 둔 것인가'라는 질문에 "배제하지도 않지만, 아직은 거국내각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며 "양당의 기반이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어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또다시 절반의 정권이 되지 않겠느냐는 많은 국민의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겠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권할 경우 인사정책에 대해선 "연고주의 정실주의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전국적으로 널리 인재를 모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사대혁신을 단행하겠다"며 "대선에서 공을 세웠다고 해서 국정의 책임있는 자리를 나눠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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